2월 취업자 47.3만명 감소…12개월째 내림세숙박·음식점업 23.2만명↓…60세 이상 증가로 전환실업자 135만명·일시휴직 69만명·쉬었음 257만명거리두기완화·공공일자리사업 재개로 고용지표 '숨통'
  • 암울한 고용시장.ⓒ연합뉴스
    ▲ 암울한 고용시장.ⓒ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도 대면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지난달 취업자가 50만명 가까이 줄었다.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그나마 혈세를 투입하는 재정일자리 사업이 재개하면서 60세 이상에서 취업자가 늘며 고용지표 추락을 막았다.

    고용 3대 지표(취업자 수·고용률·실업률)는 10개월 연속 '트리플 악화'를 보였다. 실업자수가 135만명을 웃돌았다.

    17일 통계청이 내놓은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636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7만3000명(-1.8%) 감소했다. 98만2000명(-3.7%) 급감했던 전달보다 감소 폭이 절반 수준으로 꺾였지만, 여전히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코로나19발 고용 한파에 정년퇴직자와 계약만료자 등 노동시장 이탈자가 쏟아지는 계절적 요인, 기저효과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일자리 감소세는 지난해 3월(19만5000명) 이후 12개월째 이어졌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16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22년 만에 가장 길다.

    남자는 1514만9000명, 여자는 1121만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8만6000명(-1.2%), 28만7000명(-2.5%)이 각각 줄었다.

    산업별로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9만1000명, 4.0%), 공공행정과 국방·사회보장행정(3만8000명, 3.7%), 농림어업(3만3000명, 2.7%) 등에서 늘었다. 반면 숙박·음식점업(-23만2000명, -10.2%), 도·소매업(-19만4000명, -5.4%), 협회및단체·수리및기타개인서비스업(-8만4000명, -6.8%) 등은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서비스업종의 고용충격이 이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1월(-36만7000명)보다는 감소 폭이 줄었다. 재정일자리사업이 다시 기지개를 켰지만,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않아 공공행정 분야에서 일자리 증가 폭이 크지 않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일자리가 일몰되기 전인 지난해 11월(15만2000명, 13.6%)과 비교하면 25% 수준에 그쳤다.

    우리 산업의 중추이면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2만7000명, -0.6%)은 지난해 3월 이후 12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감소 폭은 지난해 12월(-11만명), 올 1월(-4만6000명)에 이어 둔화했다.

    나이별로는 60세 이상(21만2000명)에서만 증가했다. 정부가 혈세를 투입하는 노인일자리사업이 부분적으로 재개한 탓이다. 30대(-23만8000명)와 40대(-16만6000명), 50대(-13만9000명), 20대(-10만6000명)에선 모두 줄었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8만2000명)는 늘었지만, 임시근로자(-31만7000명)와 일용근로자(-8만명)는 줄었다. 취약계층의 일자리 충격이 계속됐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15만6000명(-10.7%), 무급가족종사자는 4만7000명(-4.9%) 각각 줄었다.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만5000명(1.1%) 늘었다.

    직장은 있지만 일하지 않은 '일시 휴직자'는 69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8만명(12.9%) 증가했다. 이들은 통계에 취업자로 잡히지만, 고용 충격이 장기화하면 대거 감원 대상이 될 수 있어 잠재적 실업자로 볼 수 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58.6%로 지난해보다 1.4%p 내렸다. 2월 기준으로 2013년(57.5%) 이후 가장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4.8%로 지난해보다 1.5%p 하락했다. 2월 기준으로 2014년(64.6%) 이후 최저치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0.9%p 내린 42.0%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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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활동인구는 2771만8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7만3000명(-1.0%)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726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56만2000명(3.4%)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은 257만3000명으로 21만6000명(9.2%) 증가했다. 50대(-1만9000명, -4.0%)만 줄었을 뿐 나머지 나이대에선 늘었다. 최근 1년 이내 구직 경험이 있고 취업을 원하지만 노동시장의 사유로 일자리를 못구한 구직단념자는 75만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1만8000명 증가했다.

    실업자수는 135만3000명을 기록했다. 전달 157만명으로 사상 처음 150만명을 넘긴 이후 한달 만에 감소로 돌아섰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20만1000명(17.4%) 증가했다. 실업률은 4.9%로 0.8%p 올랐다. 노인일자리사업 재개에도 60세 이상(7만명, 29.7%), 50대(5만2000명, 27.0%), 20대(3만2000명, 8.9%) 등 모든 나이대에서 실업자가 증가했다.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5.7%로 1년 전보다 3.4%p 올랐다. 청년층 확장실업률도 26.8%로 3.7%p 상승했다.

    취업시간대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일주일에 36시간 이상 일하는 취업자는 1980만6000명으로 107만7000명(-5.2%) 줄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86만1000명으로 52만4000명(9.8%) 늘었다. 주당 1~17시간 단시간 근로자는 212만5000명으로 18만9000명(9.7%) 증가했다.